양념불고기제목은 알 수 없는데 이상무 만화 중에 봉구(?)가 독고탁에게 불고기 정식을 사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봉구:여기 불고기 정식 2인분이요!
독고탁:(당황하며)야, 이거 비싼 거 아니냐. 돈 있는거야?
봉구:어, 마음놓고 먹어.
정도로 기억하는데...불고기 정식은 아직도 서울서민들이 마음놓고 사먹기에 만만하진 않습니다. 시대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멍텅구리 고모네 설렁탕]은 미국산 고기를, 옆 오빠네 [멍텅구리]는 한우를 다룹니다.
위치=중앙로2가 80. [원조 숯불 닭갈비]가 있는 골목.
남춘천역에서 중앙로/명동행 버스 타고 명동입구 하차, 도보2분
불고기(1인분 1만원)2인분과 된장/식사(2000원) 주문합니다. 더 좋은 등심불고기나 특안창살도 있는데, 지갑도 가벼우니 일단 기본형을 먹어보죠. 이 지역을 보면 절임(마리네이드)을 오래 하지않고 굽는 양념구이가 많습니다. 중부지방만 이런 것인지, 원래 예전 불고기류는 이런 식이었는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이제 서울에선 이렇게 가볍게 절인 불고기 보기가 정말 어렵다는 것이죠.
불고기야 설도 쪽 부분으로 보입니다. 상태 어중간한 고기조각도 보이는데, 가볍게 양념했으니 큰 문제는 되지않습니다. 미리 잘라서 내오는데, 손님이 직접 굽는 방식입니다. 고기 양념 과하지않고 맘에 드네요. 이런 고기는 육즙이라기보단 화로구이 특유의 구운 향취가 나는 것인데, 어쨌든 즐겁게 먹을 수있습니다.
밑반찬도 솜씨가 있기에, 여기서 화로구이를 먹기로 한 것입니다. 맹물이 아닌 대추차를 내오는 것부터 인상적입니다. 단가때문인지 '과일사라다'의 사과 상태는 어정쩡한데 상추, 보쌈배추,미역, 파래 무생채 등 나머지는 모두 싱싱합니다. 마늘장아찌도 매력있고 파절이엔 초를 넣었네요. 혼자 기본 먹는데 이 정도 내오면 가게 나름의 전통과 실력을 갖춘 겁니다.
아무래도 혼자 구워먹으니 몇조각은 좀 태웠습니다. 고기집에서 공기밥과 된장찌개는 있으나마나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집 된장찌개 좋습니다. 집된장을 쓰고, 버섯을 넣어 감칠맛을 더 살립니다. 맛이 분산되지않고 그윽한게 일품입니다. 배추김치만 나오면 완벽할텐데, 물량이 마땅찮은건지 배추김치는 없군요. 그래도 이 정도면 준수한 식사입니다.
서울에선 상상하기도 힘든 가격이군요. 서울에서 이와 비슷한 가격에 파는 업소가 있다해도, 시스템이나 분위기가 정신없어서 여유있게 한끼하긴 어렵죠. 고기양념의 비결을 물어보니 '이것저것 들어갑니다' 는 대답이 나옵니다. 비밀의 양념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의 호기심으로 남겨두죠.
설렁탕보단 숯불구이가 매력있는 곳입니다.
불고기/식사 ★★★
덧글
밥과술 2012/02/18 19:54 #
제 블로그에도 쓴 적이 있지만, 저는 요즈음 가능한한 양념 불고기만 먹으려고 합니다. 석쇠에 양념불고기를 구워먹으면 많이 안먹게 되어 과식도 덜하고, 그래서 과음도 덜하게 됩니다. 광양, 언양식 석쇠도 좋고, 우래옥식도 좋아해서 국물떠서 밥에 끼얹어 먹는 재미를 쏠쏠하게 봅니다.
번사이드 2012/02/18 21:30 #
석쇠에 양념불고기라.. 로망이죠^^;그러고보니 저도 불고기 좀 다양하게 먹어봐야겠습니다~
푸른별출장자 2012/02/18 23:08 #
언제부터인지 양념 불고기라는 것이나 갈비가 전부다 간장 절임이 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을 떠났습니다.양념 고기들은 또 품질이 엄청 떨어졌고 사람들은 또 양념을 하지 않은 생고기 위주로 나가고요.
원래 너비아니 (서울식 불고기) 같은 경우는 양념에 재운지 몇시간 지나지 않아서 먹어야 하고 고기를 불고기판위에 구울 때는 종이로 덮어서 기름을 걷어 내는 것으로 압니다. (이렇게 번거로우니 멸종)
남쪽이 양념을 강하게 하고 좀 오래 재우죠.
번사이드 2012/02/19 00:24 #
여기도 양념 오래 재우지 않은 모양새입니다. 종이 덮는건 없지만 옛서울식과 맞닿아 있나보네요.근방에 '봉운장'이라고 역대 대통령들 다녀간 갈비집에서도 이렇게 몇시간 살짝 재운다합니다.
이런 불고기집이 몇군데 남아있는데, 조금씩 사라져가는 분위기인가 봅니다~
푸른별출장자 2012/02/19 01:38 #
원래 궁중에서는 너비아니 고기를 얇게 저며서 30분 정도만 고기를 재웠다고 합니다.그 이상 재우면 육즙이 빠지고 양념이 고기속으로 파고 들어서 맛이 없어진다네요.
번사이드 2012/02/19 10:26 #
찾아보니 그렇군요. 언제부터 이렇게 양념을 오래 재우는 문화가 된건지...확실히 이렇게 가볍게 양념한게 훨씬 맛있었습니다~
sonny 2012/02/20 22:25 #
이게, 재우는 것도 잠깐 몇 시간 재우는 파, 그리고 하루 밤 넘게 재우는 파, 이렇게 두 개로 나뉜다고 하더군요.꼭 잠깐 재우는 것이 우월하다기보단, 방법 상의 차이인 것 같아요 :)
이것도 실험을 해봐야 하는건지도 ㅎㅎㅎ
번사이드 2012/02/20 22:28 #
아 ,그렇군요.이건 오래 재운 것 같진않았는데, 고기맛도 같이 살아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지인과 마리네이드에 대해 얘기해봤는데 '너무 오래 절이면 맘에 들진 않더라'로 의견동의를 보긴 했습니다~
애쉬 2012/02/21 00:34 #
염도에 따라 삼투압이 달리 작용했으니 양념간에 따라서 최적의 시간이 있을것 같습니다.소금(간장)+설탕인 요즘 대중적인 양념은 삼투압이 꽤나 높으니 오래 담가두면 육즙이 다 유출되기 쉬울 듯합니다.
된장물로 간을 한 맥적이나 전통간장을 사용한 불고기는 염도를 요즘 처럼 낮추게되면 양념이 침투하는 속도가 느릴 것 같네요
연한 된장물과 마늘, 참기름으로 간을 한 맥적 스타일 불고기도 먹고싶은데.... 뭐 설탕 앞에 장사가 없으니;;;
이네스 2012/02/19 01:26 #
우아. 참 맛있어보입니다. 미국산이래도 저가격이면 착하군요.
번사이드 2012/02/19 10:25 #
맛은 괜찮았는데 상태 어중간한 부분도 두어조각 있어서...기왕이면 등심불고기 먹어볼걸 그랬습니다^^
bluexmas 2012/02/22 01:57 #
간장의 속성을 생각한다면 옛날처럼 무턱대고 오래 재우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백질이 분해되는 결과를 낳겠죠.
번사이드 2012/02/22 23:27 #
단백질이 분해되는가보군요.확실히 단시간에 가볍게 절이는게 이상적이라 봅니다~